'워낭소리'에 해당되는 글 1건

  1. 워낭소리 5 2009.02.08

워낭소리






저저번주부터 꼭 봐야지~했던 워낭소리를 일요일아침부터; 일어나서 조조로 봤다. (주말엔 좀 쉬자 ㅠㅠ)
원래는 엄마랑 둘이보려고 했는데 언니까지 합류...  언니에게 오랜만에 쏠 기회를 주고 ㅎㅎㅎ
사실 다큐멘터리식 독립영화라고해서 돈 아깝지 않을까?... 재미없을거 같다... 너무 작위적이지않을까?? 라는 생각이 좀 있어서 볼까말까 했었는데 엄마의 적극추진아래 아침부터 부산스럽게...




최근에 조조로 영화를 몇번 봤는데 오늘만큼 관객이 꽉 찬 조조도 없었던듯싶다. 정말 2번째 열부터 끝까지 꽉차서... 워낭소리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고 50대 중후반의 중년관객이 반이상이었고 우리처럼 엄마나 아빠랑 같이 보러온 사람들도 많았다.  (커플관객이 없다는거에 아주 흡족함 ㅎㅎㅎㅎ)
독립영화여서 그런건지 앞에 뭐 이거저거 시작하는거 없이 바로 시작...
할머니,할아버지,소 한마리...
사실 내용이야 들어서 알고갔으니 짐작은 했지만-  역시 보는것과 들어서 아는건 좀 다르긴 했다.
봉화는 안동이랑 가까워서 우리 할머니 생각도 많이 나고... ( 한국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자막영화 ㅎㅎㅎ 나에겐 자막이 필요없었습니다.)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생각도 많이나고...
내가 5살쯤가지는 외갓집도 농사를 지었었던지라 소도있고 뭐 그런 집이었는데 외할아버지를 보면서 할아버지 손톱은 항상 흙이 끼어있고 농사일에 살도 그을리고 했던 모습들이 생각이 나고... 옆을 보니 엄마도 눈물이 ..
주인공 할아버지께서 한쪽 다리가 불편해서 못걷는걸 보니까 괜히 하지정맥류땜에  고생하시는 외할머니 생각에 짠~하고... 남의일 같지 않아서 마음이 불편했다.
난 사실 소! 라고 하면 고기;;;로 이어지는 아주 단세포적인 생각을 하는사람이었는데  영화를 보면서, 소는 결코 우리에게 고기를 제공해주기 위해 태어난 동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이제서야 깨닫다니...부끄럽지만)     마지막에 소를 매장시키는 장면을 보면서 정말 할아버지 할머니는 소를 사랑했구나... 단순히 깨끗히 목욕을 시키고 애지중지 꿀단지 모시듯 키우는것만이 사랑하는것이 아니라 인생을 함께하는 동반자로 생각하고 아꼈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아마 요즘에 소를 매장시키는 집은 없을듯.. 다들 그 전에 도축장에서 생을 마감하니까...




내가 화가나는 한가지는... 자식들....-_-
결코 뭐 부모님을 모시지 않는것에 대한 화가 아니다. (그 문제에 대해선 내가 뭐라고 할 입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추석때 와서 부모님에게 이래라 저래라... 소를 팔자, 일을 하지말라, 용돈드릴테니 쉬어라....;;;;;
자식들에게... 할아버지가 그런말을 들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지들이 뭔데...
(모셔서 같이 살면서 할머니처럼 모든걸 같이 겪고 헤쳐나가고 있는 자식들이라면 한마디해도 문제없지만; 꼴랑 명절때라고 얼굴 들이밀고서는 한다는 소리가 이래라 절래라...  나같으면 자식들이 미울거 같은데 농사지은 쌀을 다 자식들에게 보내는 부모의 마음은... 난 솔직히 이해를 못하겠다...)
생각해 봤다. 나는 엄마에게... 부모님에게 내 잣대로 그분들의 인생을 이래라 저래라 하고있지는 않는지...
혹시 모르겠다. 10년후 ...20년후에 나는 부모님을 어떤 모습으로 어떤태도로 대하고 있을지~
최근에 눈물이라는걸 흘려본 일이 없어서 뜨거운 눈물이 흐른다... 라는 느낌을 느끼지 못했는데 오늘 정말 오랜만에 코까지 빨개지면서 콧물도 질질 흘리면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나오는걸 느꼈다.
옆에 앉아계신 아주머니도 우시고 옆에앉은 우리엄마도 울고...
앞에 앉아계셨던 60세쯤 되보이시는 아저씨는 영화 끝나고 나서도 가만~히 앉아계셨다. 어떤 느낌이실지...
영화가 끝나고 차를 타고 돌아오는길에 엄마는 외할아버지얘기를 계속 하셨다. 예전에 어땠고... 지금은 어떻고... 한평생 농사만 지어오신 할아버지는 최근엔 그냥 경로당에나가는거 외엔 하고계시지 않고계시는데 어떤 느낌이실까?




내 주위에 모든것들에 대해 다시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소는... 돼지나 닭같은 동물들은 우리에게 고기를 제공해주기 위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과, 할머니,할아버지와 부모님께 항상 받기만 하고 고마운 줄 모르고있는 내가 있었다.
가끔... 부모님의 삶의 방식에 대해 불만이 많을때가 있다. 나라면 안저럴텐데... 너무 구시대적이야...등등...
나만의 잣대로 그들을 평가하고 불평불만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반성해 봤다.
언젠가는 나도 엄마가 되고 할머니가 되고... 그렇게 되겠지 하는 생각도 해보고 - 암튼 뭐랄까... 내 주위의 모든것들을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는 영화였다. 
암튼 난 죽을때까지 엄마랑 같이 살아야지~ ㅎㅎㅎㅎㅎㅎ  (엄마는 싫다고 하지만 우리집은 딸밖에 없으니.. 난 죽을때까지 엄마랑 같이 살테다..ㅋㅋㅋㅋㅋ)






+
영화를 다 보고 나오는데 내 나이또래쯤 되보이는 남자애가 "저예산으로 찍었다던데  돈 엄청벌겠네ㅎㅎㅎ" 라고 말했다.     에라이... 이런걸 보고 저딴말이나 내뱉다니....  쯧쯧쯧
영화가 시작했는데 나중에 들어와서는 허리 꽂꽂히 세우고 휘젓고 다니는 인간들은; 어떤 뇌를 갖고있는건지..
한번쯤 머리통을 열어보고 싶다.-_-



+
강아지나 고양이... 애완동물 쪼끄맣고 귀여울때는 간이고 쓸개고 다 빼줄것 처럼  애지중지하다가 좀 크고 귀찮아지면 내다버리는... 사람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_-;;;;;;;;;;;;;;;;;




,
|  1  |